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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실손보험료 내년 18% 오른다…956만명 '날벼락'

by 지구별자리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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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세대 실손보험료 내년 18% 오른다…956만명 '날벼락'

 

3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내년 18%가량 오른다.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실손보험에 든 956만 명에게 적용된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1912만 명이 내는 보험료도 1% 이상 인상된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내년 실손보험료 조정률이 이같이 산출됐다고 18일 발표했다. 2·3세대 실손보험료는 오르지만 보험사가 2009년 9월까지 내놓은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4%가량 낮아진다. 2021년 7월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내년에도 변동이 없다.

총가입자가 3900만 명에 달하는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내년 평균적으로 약 1.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상품의 종류와 갱신 주기, 가입자의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개별 인상률은 달라진다. 가입자는 각자 보험 계약이 갱신되는 시기에 인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실손보험료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4.2%, 올해 7.9%가량 인상됐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렸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로 작년 말(118.9%)보다 높다. 보험료 100원을 거둬 121.2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적자가 상당한 탓에 당분간 보험료 인상을 멈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료계와 가입자가 합작한 과잉 진료로 새는 보험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애초에 제어 수단을 담지 못한 채 상품을 출시한 보험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고금리·고물가 속에 상생금융 차원에서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인하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가량 낮추기로 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총가입자가 3920만 명에 달하는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낸 의료비의 일정 비율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는 2009년 9월 이전, 2세대는 2009년 10월~2017년 3월, 3세대는 2017년 4월~2021년 6월, 4세대는 2021년 7월 이후 가입자를 뜻한다. 가입자 수는 2세대가 1912만 명으로 가장 많고 3세대 956만 명, 1세대 820만 명, 4세대가 232만 명이다. 의료계의 과잉진료와 보험회사의 허술한 상품 설계로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실손보험료는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내년 실손보험료가 평균 1.5% 오른다고 18일 발표했다. 1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4%대 인하하고, 2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1%대 올리기로 했다. 아직 갱신 주기를 맞지 않은 4세대 실손보험료는 동결된다.

 

가입자가 두 번째로 많은 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18%대로 산출됐다. 갱신 주기를 처음으로 맞은 올해 14%가량 오른 데 이어 내년에도 큰 폭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입자가 매달 내는 보험료 부담이 커지게 됐다.

 

3세대 실손보험은 1·2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다. 하지만 손해율은 2021년 116.2%에서 지난해 131.5%, 올해 3분기까지 154.9%로 치솟았다. 보험료 인상으로 3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40대 남성의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1만6191원에서 내년 1만9154원으로 3000원가량 오른다.

 

같은 조건인 1세대 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5만3090원에서 내년 5만542원으로 4.8%가량(2548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세대 보험료는 3만583원에서 3만1072원으로 1.6%가량(489원) 비싸질 전망이다. 가입자의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조정 폭은 달라질 수 있다.

 

보험료 상승을 부르는 실손보험의 적자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는 2018년 1조1965억원, 2019년 2조5133억원, 2020년 2조5009억원, 2021년 2조8580억원, 2022년 1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대법원이 백내장 과잉치료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놓고, 경찰이 과잉진료 및 보험사기 등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적자 규모가 줄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손해율은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 실손보험 적자는 1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내놓은 4세대 실손보험도 적자를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수치료, 영양제 주사 등 보험상품이 보장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계의 과잉진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보험료의 급격한 상승을 부를 정도로 구멍이 많은 상품을 내놓은 보험사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보험업계는 올해 말까지 실손보험에서 2조원가량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보험료도 큰 폭으로 올려야 하지만 상생금융 차원에서 인상 폭을 줄였다는 게 보험사의 설명이다. 보험사가 실손보험료를 평균 1.5%가량 인상하면서 내년 적자 폭은 수백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급여 과잉진료, 보험사기를 줄이는 게 과도한 실손보험료 인상을 멈추기 위한 관건으로 꼽힌다. 생·손보협회는 이날 “비급여 항목의 과도한 실손 보장과 관련해 실행 가능한 개선 방안을 빠르게 찾아 선량한 가입자에게 효용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자 한국경제신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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