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조 시장 '머니 대이동'…주담대도 모바일로 갈아탄다
앞으로 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을 더 싼 금리의 대출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상품 금리를 한눈에 비교한 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대환대출할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이 출범하면서다. 주담대,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작지 않은 만큼 갈아타려는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조원 가계대출 시장에서 저금리를 노리는 ‘머니 무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은 9일부터, 전세대출은 31일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있게 된다고 8일 발표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뱅크샐러드 등 7개 플랫폼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4개 플랫폼이 선보인다. 34개 금융회사(아파트 주담대 32개·전세대출 21개·중복 제외)는 자체 앱에서 갈아타기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차주는 갈아탈 신규 대출 상품을 정한 뒤 해당 금융사의 앱에서 대출 심사를 신청하면 된다. 주택구입 계약서, 전세 임대차계약서 등의 서류를 촬영해 비대면으로 제출하는 방식이다. 매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존 대출 조회·신규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령자 등은 영업점을 방문해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대환대출에는 최대 1주일가량 걸린다. 차주가 갈아타는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사는 2~7일가량 대출 심사한 뒤 심사 결과를 차주에게 문자 등으로 알려준다. 차주가 상환방식, 금리구조 등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약정하면 갈아타기가 이뤄진다. 금융사는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중계시스템을 통해 기존 대출을 상환하게 된다.
KB부동산시세 등으로 시세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아파트 주담대와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 대상이다. 모두 10억원 이하의 대출만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주담대는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난 뒤에만, 전세대출은 3개월이 지난 뒤부터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는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에 갈아탈 수 있다.
다만 디딤돌대출, 버팀목전세대출 등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나 중도금 집단대출 등은 이 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없다. 전세대출은 기존 대출의 대출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로만 갈아타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HF) 보증부 대출을 받은 차주는 주금공 보증부 대출상품으로만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서비스가 가계 부채 확대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금액을 늘려 갈아탈 수 없도록 했다. 새 대출 상품의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했다. 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비율을 넘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없다. 또 금융당국은 금융사 간 대출자산의 급격한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별로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대출상품 취급 한도를 설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분간 이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한도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대환대출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작년 5월 출시된 신용대출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선 작년 말까지 총 10만5696건, 2조3778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약 237조원인 데 비해 주담대(839조원)와 전세대출(169조원)은 총 1008조원에 달한다.
<2024년 1월 9일 화요일자 한국경제신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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