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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키워드는 청년·미래·개혁 … 기득권 삭감해야 미래 생존 가능

by 지구별자리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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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키워드는 청년·미래·개혁 … 기득권 삭감해야 미래 생존 가능

 

갑진(甲辰)년 새해가 밝았다. 청룡의 비상(飛翔)을 바라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가 넘쳐나도 사람들의 낯빛은 좀처럼 밝아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극적 방향 전환 없이는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될 국가는 한국”이라고 예측한 그대로 외통수에 몰렸다. 앞으로 20년 뒤, 생산가능인구의 노인부양 비율이 지금의 세 배로 치솟고, 40년 뒤 인구의 절반 이상이 63세 이상 고령층으로 채워진다는 따위의 통계청 인구 추계는 맞을 리 없다. 그 전에 무너져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저출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AI·우주여행 시대에 한국의 전통적 강점들은 ‘평범으로의 몰락’으로 속속 퇴행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률, 평균 지능지수(IQ), 대도시 인구 밀도, 근면성과 민첩성, 높은 성취욕은 고등교육 경쟁력 추락, 대학 순위 하락, 노동 제도의 경직성 확대, 현세적 소확행의 득세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관료화의 덫에 빠진 주력 기업들은 언젠가부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20년 전 세계 1위 제품의 구색이 거의 변하지 않았거나 정상에서 밀려났다. 정치 과잉의 사회적 인프라, 시대 흐름을 좇지 못하는 법과 제도, 사람들의 생각과 의식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국가 운영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정부 국회 기업 시민사회 등 현재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모두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그리하여 새해의 화두는 청년, 미래, 개혁이다. 지구상의 어떤 국가도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롭게 개척해야 할 상황이다. 지도도, 나침반도, 이정표도 없는 길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숙명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유일한 생존 비법은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위기 극복 의지다. 과거에 해오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국가의 자원 또한 유한하다. 늙어가는 사회는 점증하는 복지비용에 시달리다가 필연적으로 재정위기를 맞이한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는 주장은 혹세무민이다. 언제든 국가에 기댈 수 있다는 기대 또한 물거품이 될 것이다.

 

국가와 재정의 한계가 분명하다면, 우리의 선택지는 두 곳이다. 하나는 현세대의 욕망과 기득권을 삭감해 미래세대에 넘겨주는 구조개혁, 또 하나는 민간의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생산력 약화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민간의 활력과 창의성을 증진하는 것이다. 전자의 향배는 보수와 진보 혹은 자유주의와 민중주의 세력이 격돌하는 4월 총선에서 가려질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가 늦어도 한참 늦은 데다 국회의원 임기 4년이면 전 세계가 지각변동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 만큼 사실상 나라의 명운을 건 ‘최후의 전쟁’이다. 개인적 입신과 양명에 사로잡혀 ‘꽃길’ ‘험지’ 타령하는 후보자들은 진정 국민을 위한 꽃길이 무엇인지 각성해야 할 것이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국내가 아니라 세계로, 진영이 아니라 국익으로, ‘평범으로의 몰락’이 아니라 비범한 비상으로 나라 전체를 이끌 수 있는 선량들의 도전을 기대한다.

 

국가의 지향점이나 방향성은 당대 가장 똑똑한 청년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인구가 아니라 인적자본의 질과 수준으로 판가름 난다. AI가 세상을 지배하고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우주선이 지구 먼 곳을 항해하는 시대의 연구개발(R&D)도 결국 사람의 몫이다. 우리 청년들을 첨단 기술력과 국제·문화·예술적 소양을 두루 갖춘 인재로 단단하게 벼리면서 그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20년, 30년 뒤 국가의 지속은 온전히 그들에게 달려 있다. 모든 시계를 올해 태어나는 20만 명 남짓 신생아에게 맞추고 장차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모아야 할 때다.

 

<2024년 1월 1일 월요일자 한국경제신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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