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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울 정도"…한국은행·정부도 '화들짝' 놀랐다

by 지구별자리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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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스러울 정도"…한국은행·정부도 '화들짝' 놀랐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3% 증가했다. 한국은행과 정부 예상을 넘어선 것은 물론 시장에서 ‘당혹스러울 정도로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깜짝 성장’이다. 수출이 예상대로 호조를 나타낸 가운데 부진 우려가 컸던 내수에도 훈풍이 분 결과다. 1분기 경제가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2% 초반으로 전망된 올해 연간 성장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5~0.6%)의 두 배를 웃돈다. 분기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년3개월 만이다. GDP는 2021년 4분기 1.4% 증가한 이후 줄곧 0%대 성장에 머물렀다. 2022년 4분기에는 역성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증가했다. 이 역시 2021년 4분기(4.3%) 이후 최고치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내수가 0.7%포인트, 순수출이 0.6%포인트 기여했다. 정부 기여도는 0%로 민간이 성장을 주도했다. 내수 항목 중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각 0.4%포인트) 기여가 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 부문 성장이 예상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다”며 “대외활동이 늘어나고 소비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오랜만에 우리 경제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수출 훈풍에 내수 기지개 펴는데…"전국민 지원금, 물가 자극 우려"

신중한 한국은행, 금리인하 후퇴할 듯…채권 금리는 연중 최고치 경신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경제 지표에 정부, 중앙은행, 시장 전문가들이 모두 ‘화들짝’ 놀랐다. 부진하던 내수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성장률은 시장 예상 대비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시장에선 “이코노미스트 입장을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향후 경제 성장 경로에 대해선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다만 경제 성장의 원인과 폭을 놓고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 경제 진단과 향후 경제에 대한 판단은 정부의 경제 정책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기지개 켜나

 

25일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0.6%를 그려오던 성장률이 올 1분기에 두 배 이상 ‘툭’ 튀어 올랐다. 주요 투자은행(IB)이 예상해온 1분기 성장률(0.5~0.6%)도 훌쩍 뛰어넘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내부 전문가들도 오늘 숫자를 받아본 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경제가 성장한 원인도 통상적인 예측과 달랐다.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8% 증가했다.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을 비롯한 서비스가 모두 늘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대외 활동 증가, 휴대폰 출시 효과에 소비심리도 개선되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1분기 건설투자는 2.7%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로 건설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업계 전망과 맞지 않는 데이터다. 신 국장은 “양호한 기상 여건, 일부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 등으로 건설투자 성장률이 큰 폭의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1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건설투자 등을 포함한 민간투자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다. 민간소비도 힘을 보탰다. 정부소비와 정부투자를 합산한 정부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포인트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민간 주도 성장이 본격화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은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신 국장은 “1분기 실적치를 보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라면서도 “하반기에도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내수 부양, 물가 압력 높여”

 

1분기 경제 성적표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 국민 지원금을 위해 정부에 13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자고 주장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든 국민에게 돈을 지급하는 정책은 물가를 자극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전 국민 지원금을 위한 추경 편성에 대해 “내수를 자극하는 정책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성장률 전망치 상향이 잇따랐다. 하이투자증권은 연간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투자증권도 2.1%에서 2.3%로 올려 잡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늘 1분기 GDP가 발표된 후 당초 3분기로 예상했던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10월 이후로 밀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해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34%포인트 오른 연 3.543%에 거래를 마쳤다.

 

<2024년 4월 26일 금요일자 한국경제신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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